[만화] 한혜연 만화 단편집 리뷰
#한혜연 글, 그림 #한혜연 만화 단편집 #기묘한 생물학 #어른들의 크리스마스 #그녀들의 크리스마스
#(주)거북이북스 출판
(주)거북이북스에서 출판된 세 권의 한혜연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보았다.
제일 처음 접한 책은 기묘한 생물학이었다. SNS에서 명절을 맞아 모였던 남성 식구들을 살해한다는 짤이 올라오자 책 내용이 궁금해졌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마 그 짤은 기묘한 생물한 CH1 한성유전의 이야기였다.
기묘한 생물학은 그녀들의 크리스마스와 어른들의 크리스마스와는 미묘하게 분위기가 다른 만화였는데 생물학 소재를 기이한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이 뒤의 작품들과 달랐다. 뒤의 작품들은 뭔가 조금이나마 현실을 기반으로 했다는 느낌이었다면 기묘한 생물은 정말 기이하거나 때로는 논리가 이어지지 않는 것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그 중에 몇몇은 현실사건을 바탕으로 생물학적 상상력을 빌려 그려낸 것인데도 어쩐지 정말 말이 안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말이 안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어쩐지 찝찝하고 낮게 깔리는 두려움이란 강한 이미지로 납득시킨다. 독특한 이야기였는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뒤의 두 책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그녀들의 크리스마스나 어른들의 크리스마스는 여성 주연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크리스마스와 완전 연결이 띄엄띄엄한 작품들도 있지만 분위기는 소외감과 함께한다는 유대감이 교차하는 연말의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다.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는 별로 친하진 않은 친구가 임신해서 산타복을 빌려주는 그녀들의 크리스마스 3챕터의 "크리스마스 사막"이었다. 왠지 그냥 마음이 아래로 내려앉아 도닥이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인물들이 가련하다거나 불쌍해서 그런게 아니라 동정과도 다른 감상이었다. 한 발 뒤에 있는데도 마음이 묵직한?
한혜연 작가님은 그림체가 좀 길쭉하고, 옛날 순정풍과 유사하지만 더 선이 굵은 느낌이었다. 스토리 전개도 뭔가 막 좋다거나 막 싫다거나 하기 힘든 미묘한 선을 가르는 식이라서 그 특유의 분위기가 좋은 사람은 무척 좋아할 것 같다. 물론 나는 좋았다. 등장인물은 여성 주인공이 대다수를 이루는 것 같고, 막 여성에 대해 이래야 한다고 호도하기보다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페미니즘이라고 보면 그렇고 아니라고 보면 아닌, 그 시대 자체의 분위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선없이 움직이는 모습이 좋았다.